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대화를 나눈다. 그중에서도 거절을 표현해야 하는 순간은 유난히 어렵고 민감하다
특히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 DM, 메신저처럼 비대면 문자 대화에서는 상대방의 표정도, 억양도 확인할 수 없기에 거절이 더욱 조심스럽다.
그래서 오늘은 오늘은 상대방이 불편해하지 않는 ‘거절의 기술’ — 카톡·DM 편을 소개해본다
단순한 “안 돼요” 한 마디조차도 냉정하고 차갑게 받아들여지기 쉬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부탁을 들어줄 수도 없고, 원하지 않는 요청을 억지로 받아들이다 보면 내 감정이 쌓이고 관계도 왜곡되기 시작한다. 중요한 건 "거절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불편해하지 않도록 '현명하게' 거절하는 것이다.
왜 거절이 어렵게 느껴질까?
거절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마음속에는 다음과 같은 생각이 있다.
“괜히 내가 나쁜 사람처럼 보일까 봐…”
“이거 거절하면 관계가 멀어질까 걱정돼…”
“차라리 내가 참고 말지 뭐…”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거절을 못해서’ 관계가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받아주다 감정이 누적되어’ 터져버리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점이다. 거절은 인간관계를 단절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건강한 경계를 세워 관계를 오래 지속시키는 수단이다.
무례하지 않게 거절하는 5단계 구조
카톡이나 DM에서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거절하려면, 감정적 단절이 아닌 공감과 이유의 균형이 필요하다. 다음의 5단계는 효과적인 문자 거절 메시지의 기본 구조로, 실제로 많이 쓰이는 대화 방식이다.
① 공감: “그 마음 이해해요”
→ 상대가 느끼는 기대나 요청에 대해 먼저 공감해주는 말.
② 정중한 거절: “하지만 저는 이번엔 어려울 것 같아요”
→ 거절을 분명히 하되, 말투는 완곡하게.
③ 이유 설명 (선택적): “최근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요…”
→ 간단한 이유를 덧붙이면 설득력이 생기고 감정도 누그러진다.
④ 대안 제시 (가능할 경우): “이번 주는 어렵지만, 다음 주는 괜찮아요”
→ 완전한 차단이 아니라 소통의 여지를 남긴다.
⑤ 감사 또는 응원: “그래도 연락해줘서 고마워요 :)”
→ 끝맺음을 따뜻하게 하면 인상은 부드러워진다.
실전 예시로 보는 ‘거절의 기술’
예시 1: “시간 괜찮으면 이번 주 카페 한잔?”
거절 메시지 예시
“오랜만에 연락 주셔서 너무 반가워요! 그런데 이번 주는 일정이 꽤 빡빡해서 여유가 없을 것 같아요 😥 다음 주쯤은 괜찮을 것 같은데 그때 다시 얘기해볼까요?”
→ 공감 + 일정 이유 + 대안 제시 + 이모지로 부드럽게 전달.
예시 2: “나 이 설문지 좀만 도와줄 수 있어?”
거절 메시지 예시
“이 프로젝트 진짜 중요한 거 같아서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지금 제가 정신이 너무 없어서 제대로 못 도와드릴 것 같아요ㅠㅠ 다음에 여유 생기면 꼭 도와드릴게요!”
→ 도와주고 싶다는 의지를 먼저 표현 + 현실적 이유로 자연스러운 거절.
예시 3: "그 밴드 공연 같이 갈래? 자리 하나 남았어!”
거절 메시지 예시
“공연 초대해줘서 진짜 고마워요🥺 그런데 그날 이미 선약이 있어서 아쉽게도 같이 못 갈 것 같아요. 나중에 후기 꼭 들려줘요!”
→ 고마움 표현 + 아쉬움을 함께 전달 → 관계를 긍정적으로 유지.
거절에도 센스가 필요하다: 말투와 이모지의 힘
문자 대화에서는 말투가 곧 태도다. 특히 거절 메시지에서는 말투의 온도가 상대의 감정을 좌우한다.
표현 예시 전달되는 뉘앙스
“안 돼요.” 단호하고 냉정함
“이번엔 좀 어려울 것 같아요 😅” 상황적 어려움, 부드러운 톤
“다음에 꼭 함께해요!” 향후 소통의 여지, 긍정적 마무리
이모티콘·이모지는 말투를 부드럽게 만들 수 있는 훌륭한 도구이다. 하지만 과용은 금물이며, 거절의 진정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핵심 메시지를 중심으로 가볍게 첨가하자.
이런 표현은 피하자 (무의식적 상처 유발형)
“아… 나 그런 거 안 해요”
“그건 좀 귀찮을 것 같아서요”
“왜 나한테만 자꾸 이런 거 부탁해요?”
“ㅋㅋㅋㅋ 싫은데요”
→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는 표현들이다. 무심코 던진 말이 감정을 건드리는 경우가 많으니, 내용보다 뉘앙스에 더욱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
거절에도 관계는 이어진다
거절을 잘하는 사람은 인간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다.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말할 줄 아는 사람은 자기 경계를 지키면서도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를 갖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는 결국 신뢰로 돌아온다.
메신저 대화는 감정이 생략되기 쉬운 수단이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말 하나하나의 온도와 구조가 중요하다. 거절을 잘한다는 건, 곧 대화를 잘한다는 뜻이며, 관계를 오래가게 만든다는 뜻이기도 하다.
마무리하며,
거절은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거절을 통해 진심을 표현하고 관계를 조율할 수 있다면, 그것은 성숙한 소통이다.
오늘 누군가의 부탁이나 제안 앞에서 마음이 불편해졌다면, 이 글에서 소개한 거절의 기술을 떠올려 보자. 단호하지만 다정하게, 말은 짧지만 마음은 충분하게. 우리가 지혜롭게 거절할 수 있을 때, 관계는 더 단단해진다.